

기술자가 아닌 기업가로 성장하는 길
나는 조직이 싫다. 자유롭고 싶고, 내 기술이 있으며, 돈도 많이 벌고 싶다. 창업을 하는 여러 이유들이다. 요즘은 이를 스타트업이라고 부르지만, 규모가 작다면 사실상 자영업일 뿐이다. 그러나 처음의 희망과 달리 현실은 감옥 같은 굴레에 빠지기 쉽다.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잡무와 영업, 가게 운영 등으로 쉴 틈이 없다. 사장은 모든 것을 일부터 십까지 다 해야 한다고 말하며 오히려 과로를 부추긴다. 하지만 사업을 시작한 이유가 일에 매여 살기 위함은 아니었다. 어딘가 잘못된 것이다.
저자는 많은 기술자들이 창업 후 어려움을 겪거나 후회하는 이유를 ‘시스템의 부재’로 꼽는다. 동시에 제대로 된 시스템을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 시스템은 사업을 지속 가능하게 하고 확장 가능하게 만들며, 결국 사장을 자유롭게 한다. 그렇게 될 때 비즈니스는 사장 본인의 목표와 가치에 온전히 맞추어질 수 있다.
책에서 저자는 창업자가 성공하려면 단순히 기술자(엔지니어)나 관리자가 아니라 ‘기업가’로 변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기업가는 '사업원형'을 만드는데 집중해야 한다. 내가 이해하기로는, 저자가 말한 ‘사업원형’이란 사업이 이루어지는 전 과정, 모든 절차, 방식 그 자체를 말하며 이를 시스템화 혹은 구조화한 것을 뜻한다. 창업자는 단순히 제품이나 서비스를 잘 만드는 데 집중해서는 안 된고 오히려 사업 개발 과정 자체를 완성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의미다. 즉, 사업목표를 세우고, 프로세스를 만들고, 매뉴얼을 구축하는 일이다. 일단 시스템이 구축되면 창업자는 더 이상 사업에 휘둘리지 않는다.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사업개발 프로세스는 '나의 목표' 세팅에서 시작된다. 내가 원하는 삶의 모습과 지향점, 사업을 통해 이루고 싶은 삶의 방향을 먼저 그려야 한다. 여기서 언제 사업에서 빠져나올지(Exit), 바라던 삶을 위해 얼마의 돈이 필요한지에 대한 답을 먼저 구한다. 그다음 이를 바탕으로 사업적으로 어떤 전략적 목표를 세울지 정해야 한다. 몇 개의 매장을 열 것인지, 매출과 이익은 얼마를 목표로 할지, 어떤 고객을 대상으로 어떤 문제를 해결할 것인지, 어떤 시장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할 것인지와 같은 중장기 계획이 그것이다. 그 다음에는 미래 조직도를 설계해야 한다. 각 업무에 담당자를 지정하고, 초창기에는 대부분 내가 맡더라도 나중에는 채용하면서 내 이름만 바꾸면 된다. 이후에는 관리, 인사, 마케팅, 최종적으로 이 모든 것을 시스템화하는 시스템전략까지 세운다. 이렇게 창업자가 생각한 사업의 고유한 방식과 절차를 문서화하고 체계화하면, 나만의 사업원형이 구축되고, 이것이 사업을 성공으로 이끌면서 창업자 본인을 사업에서 해방시켜 주게 되는 것이다.
얼마전 『돈의 속성』을 쓴 김승호 회장의 유튜브 강의를 본 적이 있는데 그는 프랜차이즈 사업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두 번째 점포를 누구에게 맡기느냐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점주가 지나치게 강하거나 해당 분야의 전문가라면 절대 맡기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왜냐하면 그런 사람은 본사의 비즈니스 시스템을 깨뜨리기 때문이다. 오히려 시스템을 잘 믿고 따르는 평범한 점주에게 맡기는 것이 훨씬 낫다고 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그 말이 맞다고만 생각하고 넘겼는데, 그 말의 진짜 의미를 이제야 더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내가 당장 사업을 시작하려고 이 책을 읽은 건 아니었지만 책의 메시지가 너무 강력해서 인지 두 번이나 연달아 읽게 되었고, 오히려 사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다. 물론 번역의 문제로 문장이 매끄럽지 못한 부분도 있어서 한번으로 글의 내용을 제대로 이해못했던 이유도 있지만 책이 주는 울림이 컸다는 의미도 있다.
어쨌든 이 책은 특히 소규모 창업이나 자영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반드시 권하고 싶은 책이다. 꼭 한 번 읽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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